비만에 적신호가 켜졌다면 주변 소음에 주목하자.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 연구진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소음공해와 비만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시끄러운 곳에 살수록 복부비만 위험도 높아진다는 것. 실제로 도시와 농촌 지역주민 5천여 명의 건강진단 자료와 교통 소음 노출 자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 도로·철도·항공교통 등 소음에 노출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허리둘레가 굵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도로 소음의 정상 수준을 45㏈로 가정했을 때 5㏈이 높아질수록 허리둘레는 약 2㎜씩 증가했으며, 허리-엉덩이 비율(WHR: waist-to-hip ratio)도 0.14 높아졌다. 또한 세 가지 교통소음 중 한 가지에 노출될 때 허리둘레가 늘어날 가능성은 평균 25%, 세 가지 모두에 노출되면 약 두 배까지 치솟았다. 특히 허리둘레는 여성에게 연관성이 높고, WHR은 남성들에게 연관성이 두드러졌다. 이는 소음공해로 스트레스가 증가함으로써 코티솔 분비가 촉진되기 때문으로 분석되는데, 코티솔은 근육에서 아미노산을, 간에서 포도당을, 지방조직에서 지방산을 추가로 혈액 안으로 분비시켜 스트레스로 소모된 에너지를 회복시키는 기능을 하지만 양이 지나치면 복부비만, 인슐린 작용 문제, 고지혈증, 고혈압 등을 유발한다.

체중계 위 숫자에 가슴이 철렁했다면 외형뿐만 아니라 속까지 찬찬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지방이 늘어남에 따라 구강질환도 생겨나기 때문인데, 미국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교 연구팀은 비만과 치주질환의 연관관계를 발표했다. 비만의 원인이 되는 폭식은 음식 조절 호르몬인 렙틴에 문제를 야기 시킨다. 때문에 포만감을 잘 느끼지 못해 다시금 폭식을 유발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빠른 시간에 많은 음식을 섭취하는 과정에서 강한 힘으로 음식을 씹게 되면 치아가 마모되고 치아 사이사이에 음식물이 끼기 쉬우며 잇몸 조직을 상하게 만드는 것. 또한 몸이 비대해져 무게중심이 무너질 경우 턱을 괴는 습관이 턱을 틀어지게 만들어 치열을 불규칙하게 변형시킬 수 있다. 비만으로 기도가 좁아지는 것도 문제다. 입을 통한 호흡이 늘어나면 세균으로 인한 충치, 치주질환, 입 냄새 위험도 높아진다.

일본 도호쿠대학교 연구팀이 40~64세 남녀 3만 명의 키, 몸무게, 성격 검사를 분석한 결과, 내향적이고 걱정이 많으며 예민한 사람일수록 체질량지수 18.5이하 저체중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느긋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외향적인 성격의 사람은 체질량지수 25 이상의 과체중 확률이 1.73배 더 높았다. 이는 에너지 대사율과 관련성이 있다. 불안감을 느낄 경우 맥박이 빨라지고 체온이 상승함에 따라 대사작용도 빨라지는데, 이로써 몸에 축적되는 에너지양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스트레스만으로도 살이 찐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연구진에 따르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애덤티에스원(Adamts1)이라는 호르몬이 지방세포를 생성하고 지방을 더 축적하도록 만든다는 것. 이는 우리 몸이 스트레스를 외부로부터의 위협으로 간주하기 때문으로, 이때 생성된 지방세포는 내장지방으로 쌓여 제2형 당뇨병, 심장질환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이미 충분한 지방세포를 자극해 더 많은 지방을 축적할 수 있도록 바꿔놓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