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치과 치료를 자주 받았던 30대 직장인 박 모 씨는 하루 3번, 식후 3분 이내, 3분간 양치하는 '3·3·3 법칙'을 실천해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박 씨는 직장 동료로부터 의외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음식물을 섭취하고 바로 양치를 하면 치아에 손상이 생긴다는 겁니다.
박 씨는 지금까지 잘못된 양치 습관으로 치아 관리를 망친 것은 아닌지 혼란스러웠습니다. 정말 식사 후 양치질을 바로 하면 치아 건강에 해로운 걸까요?
■ "먹을 때마다 이가 시려요"…양치 잘 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 치아는 법랑질과 상아질 등으로 구성돼있습니다. 치아의 가장 단단한 바깥층인 '법랑질'은 흔히 에나멜질(enamel)로 알려져 있는데요. 치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신경이 없기 때문에 충치가 생겨도 통증을 느끼지 못합니다. 법랑질 안에는 노란색의 '상아질'이 있습니다. 치아가 노란빛을 띠는 이유도 이 상아질 때문입니다.
법랑질에 생긴 세균이 신경을 감싸고 있는 상아질까지 번지면 통증과 시린 증상을 느끼게 됩니다. 충치가 심하면 신경 치료를 받는 경우가 있는데, 세균이 상아질 깊은 곳까지 침범했거나 균열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치아 표면인 법랑질에 음식물 찌꺼기가 남지 않도록 양치에 신경 써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콜라, 냉면, 과일 주스 먹었다면…30분 기다렸다 이 닦아라?
콜라 같은 탄산음료나 맥주, 와인 등은 산성이 강한 음료입니다. 오렌지, 레몬 등 산도가 높은 과일과 시럽이 들어가는 과일 주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처럼 산성이 강한 음료를 마시면 치아 표면이 산성을 띠게 됩니다. 냉면, 오이냉국 등 식초가 많이 들어가는 음식도 입안을 산성으로 만듭니다.
치약에는 치아 표면의 이물질을 없애 윤기가 나게 하는 연마제 성분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연마제가 산 성분을 만나면 치아를 부식시킬 수 있습니다. 산성으로 변한 입안은 약 30분 후 자정 작용을 통해 알칼리성으로 변하게 됩니다. 때문에 산도가 높은 음식을 먹었을 때는 30분 뒤 물로 입을 한번 헹구고 양치질을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실제로 미국 치의학 아카데미의 하워드 갬블 전 의장과 연구팀이 3주간 사람들에게 탄산음료를 마신 후 양치질을 하게 하는 실험을 했는데요. 그 결과 식후 20분 이내에 양치질을 한 사람이 식후 30분~1시간 사이에 양치질을 한 사람에 비해 치아 표면 손상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야식 먹고 바로 이 닦아야"…밤에 양치 빨리해야 하는 이유는?
과자, 케이크, 초콜릿 등은 치아 사이에 잘 끼고 당도가 높아 충치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때문에 이런 음식을 먹었다면 바로 양치질을 하는 게 치아 건강에 좋습니다. 만약 바로 이를 닦는 게 어려운 상황이라면 물로 먼저 입안을 한번 헹궈 두는 게 도움됩니다.
특히 야식을 먹었다면 이를 빨리 닦는 것이 좋습니다. 피자, 치킨 등의 야식은 기름기가 많은데 기름 성분은 치아 표면이나 칫솔이 잘 닿지 않는 곳에 들러붙어 충치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 밤에는 낮보다 침 분비량이 줄어드는데요. 입안이 마르면 세균이 잘 번식하는 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야식을 먹은 뒤 바로 양치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 치아 건강을 위해 이것만은 지키자!
이외에도 치실로 양치 전이나 후에 이 사이에 남아 있는 이물질을 제거하는 것도 치아 건강에 도움 됩니다. 다만, 잇몸에 손상이 없도록 부드럽게 사용해야 합니다.
혀는 입안에서 세균의 저장소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양치질 중 혀도 깨끗이 닦아야 합니다. 칫솔은 사용 후 깨끗하게 씻어 보관하고 3개월마다 새것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습니다.
출처 - SBS뉴스>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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